자연 속에서 발견한 치유와 성장
시험, 연애, 취업… 뭐하나 뜻대로 되지 않는 일상을 잠시 멈추고 고향으로 돌아온 혜원은 오랜 친구인 재하와 은숙을 만난다 남들과는 다른, 자신만의 삶을 살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온 ‘재하’, 평범한 일상에서의 일탈을 꿈꾸는 ‘은숙’과 함께 직접 키운 농작물로 한끼 한끼를 만들어 먹으며 겨울에서 봄, 그리고 여름, 가을을 보내고 다시 겨울을 맞이하게 된 혜원. 그렇게 특별한 사계절을 보내며 고향으로 돌아온 진짜 이유를 깨닫게 된 혜원은 새로운 봄을 맞이하기 위한 첫 발을 내딛는데…
주인공 혜원(김태리)은 도시에서의 삶에 지쳐 고향으로 돌아와 자급자족하며 살아간다. 이 영화는 그녀가 자연과 함께 살아가며 성장하고 치유하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영화 전반은 혜원과 엄마와의 관계성이 핵심으로 흘러 가는데 엄마에게 혜원은 고향에 뿌리내려 튼튼히 자라나는 작물과 같다.
영화 전반에 이를 비유하는 장면과 언급이 있는데 어린 혜원이 토마토에게 우산을 씌워주는 장면이 그것이다. 성인 혜원이 엄마와 함께 토마토를 먹으며 아빠를 기억하는 장면에서는 감정의 깊이가 더욱 느껴지는데, 비에 약하다는 토마토의 특성을 이야기하며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는 장면은 영화의 중요한 메시지인 ‘자연과의 연결’과 어머니의 사랑을 잘 보여준다.
어머니의 편지와 사랑, 그리고 작은 숲의 의미
영화의 후반부, 혜원은 어머니의 편지를 읽으며 어렴풋이 이해하게 된다. "지금 우리 두 사람, 잘 돌아오기 위한 긴 여행의 출발선에 서 있다고 생각하자"는 어머니의 말은 영화의 핵심적인 메시지를 함축하고 있다. 혜원은 고향으로 돌아온 후, 자연 속에서 삶의 본질을 찾으며 비로소 어머니의 사랑을 온전히 이해하게 된다. 어머니가 그리워했던 자연과 요리, 그리고 혜원에 대한 사랑이 바로 어머니만의 작은 숲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 작은 숲은 물리적인 공간을 넘어서, 어머니의 마음속에서 자라난 사랑의 상징이다. 혜원은 그 숲을 따라가며 자신을 되찾고, 상처를 치유하며 성장한다.
이는 감자빵 레시피로 표현 되는데 엄마가 끝까지 알려주지 않은 감자빵 레시피를 본인만의 스타일로 재해석 하여 만든 혜원은 과거의 엄마를 이해하고 성장했음을 보여준다. 일본 원작에서의 엄마의 편지는 온도가 조금 다른데(아래 참고)
어쩌면 인간은 나선 그 자체일지도 몰라.
같은 장소를 빙글빙글 맴돌지만 그래도 무슨 일이 생길 때마다 위나 아래로 뻗어 나가기도 하고, 옆으로도...
내가 그리는 원도 점차 크게 부풀고, 나선은 분명 커지고 있다고,
그렇게 생각하면 나도 조금 더 힘을 낼 수 있다고 생각했어.
혜원을 고향의 토양에 뿌리 내리게 하고 어떤일이든 이겨낼 힘을 주고 싶었다던 한국판 리틀 포레스트의 감성과 조금 달랐다.한국판은 혜원과 재하 은숙의 관계를 삼각 관계로 그려내고 러브 스토리가 은은하게 깔려 있다.또한 엄마의 모성애가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은유적이었던 원작의 엄마의 표현과 달리 직설적으로 널 사랑하지만 엄마가 결혼으로 포기한 일을 해보려고 해!' 라고 표현한달까.한국 영화는 유독 한국 정서 때문인지 은은한 감성의 영화가 극히 드물다고 생각이 드는데 리틀포레스트도 한국적이게 좀 더 선명한 감성과 상업적인 스타일로 탈 바꿈 됐다고 생각된다.그럼에도 아름다운 한국 시골 배경과 보기만 해도 힐링 되는 요리 하는 장면, 그리고 친구들과의 도란 도란한 분위기가 좋아서 원작과 다른 매력이 생겼다고 생각이 든다.
자연과 삶의 교훈
리틀 포레스트는 단순히 고향에서 돌아온 후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가 아니다. 혜원의 변화와 성장은 영화 속 자연과의 교감에서 비롯된다. 그녀는 자연의 변화를 함께 겪으면서, 비로소 자신을 이해하고 과거의 아픔을 극복한다. 영화는 혜원의 내면적인 변화를 시각적으로도 잘 표현하는데, 자연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담은 촬영 기법과 푸른 초원, 농사의 일상 등을 통해 치유의 과정을 강조한다.
영화를 보고 나면, 자연 속에서 치유를 찾는 혜원의 이야기가 마음에 남는다. 삶의 복잡함과 상처 속에서 우리는 때때로 자연의 품으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 리틀 포레스트는 그런 갈망을 충족시켜주는 영화다. 도시에서 벗어나 고향에서 자급자족하며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혜원의 이야기는 단순히 귀농의 매력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무엇을 잃어버리고 살아가는지, 무엇을 다시 찾아야 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